무료로 대학 보내기

대학을 선택할 때 몇가지 고려하는 사항들이 있다. 즉, 사립대학이냐 공립대학이냐, 종합대학이냐 단과대학이냐, 타주 대학이냐 거주지역 대학이냐, 아이비리그 대학이냐 일반대학이냐, 남녀공학이냐 여자대학이냐, 그리고 학교의 크기, 학비, 입학률, 유명한 운동팀, 대학원 및 전문대학원 진학률, 종교적 배경, 전공과목의 강도, 외부 명성 등이다. 그런데 12학년 학생이 여러군데서 입학허가를 받고 나서 최종 학교를 결정하는 것을 보면 대개는 돈을 따라간다. 결국 장학금이나 학비 보조금을 많이 주는 곳으로 간다. 그렇다면 돈에 구애받지 않고 대학에 다닐 수는 없을까?

우선, 미국에서 학비를 내지 않고 다닐 수 있는 대학을 알아보자.

Deep Springs College(CA), Cooper Union(NY), Curtis Institute of Music(PA), College of the Ozarks(MO), Berea College(KY), Webb Institute(NY), Macaulay Honors College at City University of New York(NY), Alice Lloyd College(KY, TN, OH, VA, WV), Barclay College(KS)

이상의 대학을 살펴보면 기독교 대학이 여럿 있고 음악, 미술, 건축학, 공학 등 예술과 이공 계통의 학교도 몇군데 있다. 조건 없이 학비를 면제해 주는 곳도 있고 학비를 면제해 주는 대신 일주일에 10-15시간 일 하는 곳도 있다. 학비외에 연구비, 인턴십, 문화활동을 위해 수천불이 나오고 기숙사비를 일부 제공하는 곳도 있다. 이런 대학은 지원자가 몰리기 때문에 당연히 경쟁이 셀 수 밖에 없다. 그중에 Cooper Union과 Curtis Institute of Music은 명문 대학으로서 입학률이 각각 4%, 7% 한다. 경쟁률이 아이비리그 대학과 비슷하든지 아니면 더 세다.

아이비리그 대학하면 우선 들어가기가 어렵고 학비가 비싼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정확한 인식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비리그 대학은 위에 언급한 대학들처럼 학비를 전혀 내지 않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모른다.

여덟개 아이비리그 대학(Harvard, Yale, Princeton, Columbia, University of Pennsylvania, Cornell, Brown, Dartmouth)의 총 교육비(학비, 기숙사비, 기타 경비 포함)는 가장 비싼 곳이 연 $63,000이다. 아이비 플러스라고 불리우는 MIT와 Stanford도 비슷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비리그 대학과 아이비플러스 대학, 그리고 Duke의 경우는 가정의 연수입이 $60,000 혹은 $65,000 이하인 학생은 교육비를 내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 하버드의경우, 연수입이 6만5천불에서 15만불하는 경우는 수입의 0%-10%를 내고, 15만불이 넘는 경우는 10% 이상을 여건에 비례해서 낸다. 사회적 압력이 동기가 되긴 했지만 미국의 탑 대학들이 학생들이 빚없이 졸업할 수 있도록 학생의 재정적 필요에 따라 기금(need-based grant)을 풀고 있다. 대신 학업성적, 스포츠, 재능에 따른 장학금(merit-based scholarship)은 사라졌다. 프린스턴의 경우 올해 3,100명에게 지불한 학비 보조금이 1억 4천만불이고 83%의 졸업생이 빚없이 졸업하였다. 유학생에게 좋은 소식은 Dartmouth 대학교가 연수입 $75,000 이하의 가정 출신 학생에게는 등록금을 부과하지 않는데 이 혜택은 국제학생에게도 적용된다.

이제 우리가 사는 동네 이야기를 해보자. 한국의 수능 점수가 인생을 상당히 좌우하듯이 미국에서도 한번의 시험이 인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있다. 바로 PSAT이다. SAT보다 한 단계 낮은 난이도의 이시험은 매년 10월 중순에 미국의 전 11학년 학생이 동시에 본다. 이 시험은 내셔널 메릿 장학생(National Merit Scholars)을 뽑는 시험이다. 전국에서 1백5십만명의 응시자 가운데 16,000명의 준결승자(semifinalists)를 뽑고 다시 대입 원서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15,000명의 결승자(finalists)를 뽑는다. 이중에서 7,400명이 내셔널 메릿 최종 수상자(winners)로 선정된다. 매년 몇명의 내셔널 메릿 준결승자를 배출했는지를 가지고 학교마다 홍보하기도 한다. 내셔널 메릿 준결승자가 되면 두 가지 혜택이 있다. 하나는 대입원서에 이 사실을 기록하므로 학력분야에서 전국급 수상을 했음을 알리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장학금이다. 세 가지의 장학금이 있는데, 첫째는 내셔널 메릿 장학재단에서 주는 $2,500의 1회 장학금, 부모가 다니는 회사(내셔널 메릿 장학금을 후원하는 회사)에서 그 자녀에게 지급하는 회사 장학금,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학에서 선정한 학생에게 4년간 지급하는 대학 장학금이다.

그런데, 이 세번째 장학금이 상당한 매력이 있다. 이유는 전국에서 80여개의 대학이 준결승자에게 가정의 수입과 상관없이 학비와 기숙사비 전액을 4년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중에 털사 근처의 학교로는 University of Tulsa, University of Oklahoma, Baylor University, Texas A&M 등이 있다. TU의 경우는 Presidential Scholars라는 이름으로 매년 40명에게 학비와 기숙사비 전액은 물론이고 매달 $1,000-$1,500 가량의 용돈까지도 지급한다. 전형은 메릿 준결승자 가운데 대입 이력서가 탁월한 학생들을 뽑는다. (내셔널 메릿 최종 수상자로서가 아닌 준결승자로서 이런 혜택을 누리는 이유는 준결승자는 12학년 9월에 발표하지만 결승자 발표는 대입원서가 이미 마감된 이듬해 2월, 그리고 최종 수상자는 대학 합격자가 발표된 4-5월이 되서야 발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승자나 최종 수상자 발표는 대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ORU에서도 전액에 가까운 장학금을 지급한다. Quest Whole Person Scholarship은 수상자에게 매년 2만불 까지의 장학금을 4년간 지급한다. ORU 등록금이 $23,000인 것을 감안하면 전액에 가까운 금액이다. ORU의 한가지 특징은 직급에 상관없이 풀타임 교수나 직원의 자녀가 ORU에 입학하면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 주는 것이다. ORU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미얀마 부모의 자녀들이 등록금을 면제받고 공부하는 것이 눈에 띄인다.

전액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 할지라도 대학의 웹사이트나 입학처 직원들을 만나 부지런히 장학금을 찾아내어 신청하면 뜻밖의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 열쇠는 그해에 배정된 장학기금이 동나기 전에 탄탄한 대입 이력서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신청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는 미리 FAFSA와 대학 별도의 재정지원서를 신청해야 한다. FAFSA(Free Application for Federal Student Aid)는 세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는, 이것을 신청해야만 공사립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을 기본자격이 생긴다. 둘째는, 연방정부로부터 학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다(대학 및 대학원). 셋째는, 정부에서 학부 학생에게 제공하는 학비 보조금인 Pell Grant를 신청하는 것이다. 가정의 수입에 따라 매년 금액이 달라지는데 올해의 경우 최대 $5,775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보조금(grant)은 융자(loan)와는 달리 상환할 필요가 없다.

이제 눈을 학교 밖으로 돌려 보자. 미국에서는 매년 3조 4천억원($3.3 billion)의 사립 장학금이 지급된다. 지급단체는 장학재단, 회사, 교회, 비영리단체, 개인, 시민단체, 전문직업인 모임, 상공회의소, 협의회 등이다. 장학금 소개 웹사이트(Fastweb.com, Zinch.com, Scholarships.com 등)에 가면 학생의 자격에 맞는 장학금을 수없이 찾아낼 수 있다. 금액은 몇백불 부터 수만불에 이른다. 그런데 한인 학생들에게 유리한 장학금은 한인교회나 단체에서 주는 장학금이다. 모든 인종에게 개방된 일반 장학금과는 달리 한인에게 제한되어 있어서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장학금이 주로 12학년이나 대학생에게 집중되어 있긴 하지만 더 어린 고등학생에게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의 딸 아이의 경우 고등학교때 부터 신청하여 지금까지 약 2만불 가량의 사립 장학금을 받았다. 주말에 5시간 일을 하여 기본급을 받으면 $36.25을 벌겠지만, 5시간 동안 장학금 신청서를 작성하여 수상하게 되면 $1,000에서 $3,500 사이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오클라호마에는 Oklahoma’s Promise 라는 장학금이 있다. Oklahoma State Regents for Higher Education에서 주관하는 장학금으로, 가정의 연수입이 5만불 이하인 가정의 학생이 8-10학년 사이에 신청하여 일정한 고등학교 과목을 이수하면 오클라호마에 있는 공립대학에 진학할 경우 전액 장학금을, 사립대학의 경우는 부분 장학금을 4년간 지급한다.

오클라호마에는 과학 및 수학 영재고등학교(Oklahoma School of Science and Mathematics)가 있다. 오클라호마 시티에 위치한 이 공립학교는 오클라호마주가 장래의 이공계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세운 학교로 11, 12학년을 위한 기숙사 학교다. 주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하기 때문에 학비와 기숙사비($36,000)가 무료다. 입학자격은 오클라호마에 거주하는 고등학생으로서 10학년때 지원할 수 있는데 매년 30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70-80명이 선발된다. 최근에는 타주 학생이나 외국인 학생도 지원할 수 있게 했는데 대신 장학금은 지급되지 않는다. 외국인 학생의 경우 11학년 한해만 공부할 수 있고 기본 교육비에 기숙사에 머물 수 없는 70일동안의 홈스테이 비용 $6,000을 더하여 $42,500을 지불해야 한다. 1992년 개교한 이후 대학 합격 상황을 보면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을 포함하여 전국 50위 안의 대학에 골고루 합격한 것을 볼 수 있다. 졸업생 1,400명의 통계를 살펴보면 300명의 엔지니어, 125명의 의사, 6명의 약사, 70명의 철학박사(Ph.D.), 34명의 변호사, 1명의 Rhodes Scholar 등을 배출하였다.

Opportunity Scholarship은 잘 알려지지 않은 장학금으로 오클라호마에 있는 사립학교에 다니는 K-12학년 학생에게 지급된다. 금액은 매년 $5,000 혹은 거주지역에 해당하는 공립학교 학군의 학생당 평균지출비용(Jenks 공립학교의 경우 $9,687)의 80%다. 자격은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로서 4인기준 가정 연수입이 $134,588이하이고 협약 관계에 있는 사립학교에 재학중이거나 입학허가를 받은 학생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털사의 기독교 사립학교로는 Metro Christian Academy, Mingo Valley Christian School, Regent Preparatory School of Oklahoma, Victory Christian School, Wright Christian School이 있다.

미국은 여전히 기회의 나라다. 성경말씀 대로 구하고 찾고 두드리면 얻게 되어 있다.

대입준비는 유치원부터!

뉴욕시에서는 대입전쟁이 유치원부터 시작한다. 최고의 명문 사립학교 Trinity School은 매년 다수의 졸업생을 명문 대학에 보내기로 유명한 데, 이 학교의 2011년 유치원 입학률을 보면 2.4%이다. 6.2%의 입학률을 자랑하는 하버드대학교에 들어가기 보다 더 힘들다. 일단 유치원에 발을 들여놓으면 명문 대학 입학은 보장된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런 명문 학교의 유치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45,000의 등록금 납부는 물론이고 3살배기 어린아이가 학력, 적응력, 심지어 표준학력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다행히 털사에는 이런 현상이 부재하지만, 뉴요커들로 부터 한가지 원리를 배울 수 있다. 결과를 염두에 두고 일을 시작하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대입 요구사항들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시작해도 늦지 않지만 두어가지는 유치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대입 요구사항인 내신성적(GPA), 표준학력시험(SAT, ACT), AP같은 어려운 과목수강, 과외활동, 리더십, 봉사활동, 에세이, 교사추천서, 여름방학 활동, 일 경험 중에서 과외활동(extra-curricular activities)은 일찍 시작할 수록 좋다. 과외활동은 예체능을 포함하는데 고등학교에 올라가서야 새로 악기나 스포츠를 시작한다면 이미 늦을 것이다. 물론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 플룻을 배우고 테니스를 시작한다면 모르겠지만, 대입을 염두에 둔 활동이라면 고등학교 나이에는 스테이트(州)나 전국 대회에서 입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첼로를 한다면 여러 수준의 경연대회에서 입상할 뿐 아니라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매년 12월초에 있는 All-State Orchestra 오디션에 합격하여 이듬해 1월말에 있는 스테이트 발표회에서 연주하는 것이 좋다. All-State Orchestra뿐 아니라 All-State Band, All-State Chorus, All-State Jazz Ensemble도 있다.

5학년부터는 Tulsa Youth Symphony에서 오디션할 자격이 주어진다. 입단이 되면 매주 일요일 오후에 연습을 하고 유니온고등학교 연주홀에서 연 3회(11월, 2월, 5월) 연주를 한다. 여름방학땐 음악캠프에 참석하는 것도 좋다. 실력과 재정이 허락하면 Aspen이나 Interlochen같은 유명한 여름음악캠프에 참석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오클라호마에서 실시하는 예능캠프에 참석할 수 있다. Oklahoma Summer Arts Institute at Quartz Mountain은 매년 6월중에 2주간 개최하는 캠프로서 고등학생이 오디션을 거쳐 참여할 수 있다.

오클라호마주(OMTA 주최)에서 개최되는 음악경연대회로는, Junior Competition(3-8학년), Marilyn Witcher Junior Honor Competition(5-6학년), Senior Competition(9-12학년), District & State Achievement Audition(Solo Division: K-12학년, Merit Division: 3-12학년)이 있다.

전국대회(MTNA 주최)로는 매년 4월중에 Elementary(Composition: 5-10살), Junior(11-14살), Senior(15-18살), Young Artist(19-26살), Chamber Music(3-6 연주자, 18-26살) 부문에서 개최된다. 올해의 전국대회는 4월 2-6일 사이에 텍사스의 샌안토니오에서 개최되었다.

털사지역(TAMTA 주최)에서 개최되는 음악경연대회로는 Young Musicians Audition & Recital(4살-3학년), Sonatina Competition(Level I-V), TAMTA Graduating Seniors Scholarship($600-$1,200), TAMTA Summer Camp Scholarship(9-11학년, $350), Spindler-Lynch Piano Awards(7-10학년, $25-$100)가 있다. 그외에 Rotary Club of Tulsa에서 주최하는 International Crescendo Music Awards(16-25살)는 대학교 수준(피아노, 성악, 현악기, 금관 및 목관악기: $1,500-$6,000)과 고등학교 수준(피아노, 성악, 오케스트라 악기: $200-$1,000)으로 나뉘어서 개최된다.

음악과 마찬가지로 운동도 최소한 스테이트 수준에서의 입상을 목표로 일찍부터 재능을 발견하여 시작하는 것이 좋다. 축구나 야구 등 단체종목을 시작할 수 있고, 수영이나 골프 등 개인종목을 시작할 수 있다. 어느 종목이든 두 곳서 병행하여 운동을 할 수 있다. 하나는 학교팀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학교밖 클럽팀이다. 학교팀보다는 클럽팀에서의 활동을 더 알아준다. 학교팀은 나이와 실력에 따라 junior varsity team과 varsity team으로 나뉘어지고, 클럽팀은 나이에 따라 recreational league와 competitive league로 구분된다. 종목은 개인이 타고난 적성과 취향에 따라 결정할 수 있겠지만, 대입을 염두에 둔 선택일 경우, 다른 학생들이 많이 하지 않는 운동을 선택하면 스테이트나 전국 대회에서 우승할 확률이 더 높다. 예를 들면, 단체종목이라면 조정, 라크로스 등을 시도해 볼 수 있고, 개인종목이라면 펜싱, 양궁, 유도 등이 한국인에게 유리할 수 있다. 운동하면서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축구의 경우, 단순히 학교팀이나 클럽팀에서 뛸 수도 있지만, 11살 때부터 축구심판 자격증을 받으면 클럽축구팀의 심판을 보면서 돈도 벌 수 있다.

골프선수 미쉘위도 위대하지만 그 아버지 위병욱씨도 위대하다. 미쉘위가 어릴 때 그녀의 재능이 무엇인지 발견해 냈기 때문이다. 부모가 선호하는 종목을 시킨 것이 아니고 야구, 축구, 테니스, 수영, 골프 등 여러 종목을 시도하게 한 다음 7살때 최종적으로 골프가 가장 적성에 맞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만일 미쉘위가 골프가 아닌 야구나 축구를 했다면 지금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을까 생각해 본다. 자녀는 제품설명서 없이 태어나기 때문에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중의 하나는 세심한 관찰과 다양한 시도와 꾸준한 기도를 통해서 창조주가 심어놓은 아이의 재능을 발굴하여 개발시키는 것이다. 악기든, 운동이든, 미술이든, 전공이든, 삶의 목적이든, 부모의 ‘보물찾기’는 일찍 시작할 수록 좋다.

명문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기대하는 지원자의 자격조건은 두가지다. 하나는 “well-rounded”이고 또 하나는 “X-factor”이다. 앞서 언급한 여러 입학조건을 골고루 갖춘 팔방미인에다가 뚜렷한 삶의 목적과 연결된 한가지 특출한 성취를 보여주는 지원자를 선호한다. 내신과 수능에 국한된 한국의 입시제도와는 달리 미국의 대입제도가 좋은 것은 그 취지를 잘 따라서 하면 원하는 대학 입학과 함께 삶의 목적 성취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홈페이지 상단에 홀랜드홀의 표준에 맞춘 대입 이력서 참고

털사 최고의 사립학교는?

털사지역에는 이슬람학교와 유대교학교를 포함하여 모두 40여개의 사립학교가 있다. 이들 대부분이 기독교 계통 학교인데 이중에는 9개의 카톨릭학교가 있고 성공회, 루터교, 안식교 학교가 각각 하나씩 있다. 물론 사립학교 중에는 종교와 무관한 5개의 학교도 들어있다.

40여개의 사립학교 중에서 자녀에게 가장 적합한 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통학 거리, 최종 학년(K-5, K-8, K-12), 교단적 배경, 학교 교육의 질, 그리고 무엇보다도 등록금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합리적인 질문은 이렇게 비싼 등록금을 내고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이 과연 무료인 공립학교에 보내는 것 보다 교육적 효과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필자가 몇년전 털사에서 잘 알려진 한 크리스찬 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졸업생 상당수가 2년제 Tulsa Community College에 진학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공립학교에서 할 수 없는 훌륭한 신앙교육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적지 않은 등록금을 내고도 양질의 학문적 교육을 받지 못한 졸업생들이 안쓰러웠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학교마다 교육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교육철학은 부모들이 사립학교를 선택할 때 그리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위에 언급한 사립학교의 교육철학은 전도 중심적(evangelistic) 교육철학이다. 부모가 교회에 다니기만 하면 어느 누구나, 심지어 공립학교에서 퇴학당한 학생도 입학시켜 성경과 기도의 능력으로 기독교인이 되게 하는 것이다. 문제아들까지 받아들여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지만 자연히 학교질이 저하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Victory Christian School이 여기에 속한다. 전도 중심적 교육철학에 상응하는 것은 제자도 중심적(discipleship) 교육철학이다. 이런 학교는 입학시험과 인터뷰를 통해 입학자격을 높임으로써 일정한 학문적 수준과 인성을 소유한 학생만 받아들여 우수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학교는 교육시설, 교과과정, 교사의 질이 높기 때문에 당연히 등록금이 비싸다. 대표적인 예가 Holland Hall이다.

교육철학과 더불어 또 한가지 고려할 점은 교육방법론이다. 털사에 있는 대부분의 사립학교가 전통적인 교육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몇개의 학교는 비전통적인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몬테소리교육은 민감기(3-6세)에 있는 유아를 위해 독특하게 개발된 교육도구를 활용하여 학생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독립적으로 학습하게 하므로 어릴때 부터 독립심을 기르게 해준다. 몬테소리교육이 전통적 교육방법과 크게 다른 점은 교사의 역할과 학생에 대한 태도다. 학생주도적인 몬테소리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은 관찰자와 촉진자로 제한된다. 또한 외적통제나 상벌제도 보다는 유아가 스스로 선택한 활동에 몰입하여 내적인 만족과 즐거움을 느끼며 스스로 학습동기를 얻도록 한다.  그리고 유아가 범한 오류를 교사가 직접 정정하지 않고 유아 스스로 시행착오를 통해 깨닫게 해주므로 자존감을 길러준다. 몬테소리가 유아교육에 국한되었다는 통념과는 달리 12학년까지 몬테소리 교과과정을 제공하는 학교도 있다. 털사에는 4개의 몬테소리학교가 있는데 그중 두개의 몬테소리학교(Christian Montessori Academy, Undercroft Montessori School)가 8학년까지 교육시키고 있다.

또 다른 교육방법론은 기독교 고전교육(classical Christian education)이다. 털사에는 두 개의 학교가 이 방법론을 도입하여 교육하고 있다(Augustine Christian Academy, Regent Preparatory School of Oklahoma). 기독교 고전교육은 세속화된 공립학교 교육의 대안으로서 Douglas Wilson 목사가 1981년 아이다호주에서 한 교회건물을 빌려서 시작하였다. 공립학교 학생들의 학력과 도덕성의 심각한 쇠퇴를 개탄하여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고전, 언어, 문화를 중세시대의 삼학과(trivium)의 방법론에 맞추어 교육한 결과 학력과 인성 개발에 있어서 탁월한 효과가 있자 30년만에 수백개의 기독교 고전교육 학교와 홈스쿨 그룹이 생겨나게 되었다. 삼학과는 읽기, 쓰기, 라틴어를 공부하는 문법단계(6-10세), 토론과 논쟁을 훈련하는 논리단계(10-14세), 그리고 웅변과 설득으로 자신의 주장을 능숙하게 표현하는 수사단계(14세 이상)로 구성되어 있다. 윌슨 목사는 이교적인 고전교육에 기독교 세계관 교육을 접목시키므로써 기독교인 부모들이 고전교육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데 성공하였다. 한국에는 이 교육이 2011년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사립학교를 선택할 때 종종 사용하는 기준은 학교평가제도다. 학교평가협의회에 가입한 학교는 그렇지 않은 학교보다 학문적으로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많은 개신교 사립학교가 ACSI(Association of Christian Schools International)에 가입되어 있다. 대개 기독교 고전교육 학교는 ACCS(Association of Classical Christian Schools)에 가입되어 있다. 학문적으로 가장 높이 평가되는 협의회는 NAIS(National Association of Independent Schools)로서 오클라호마주에 5개의 학교가, 그중 털사에는 2개의 학교만이 가입되어 있다(Holland Hall, Riverfield Country Day School).

사립학교의 학문적 우수성을 평가하는 다른 방법은 매년 그 학교에서 합격하는 대학의 전국순위를 살펴보는 것이다. 사립학교 웹사이트의 대학진학상담(college counseling) 페이지에 가면 최근에 합격한 대학의 목록(college acceptance)이 나온다. Holland Hall의 경우 2014년 졸업생이 합격한 전국 50위 안의 대학 가운데 Harvard University(2위)를 포함하여 21개 대학이 보인다. 털사에서 같은 NAIS에 가입된 Riverfield Country Day School의 경우 Stanford University(4위)를 포함하여 8개 대학에 합격하였다.

위에 언급한 여러가지 평가 기준을 털사의 사립학교에 적용해 볼 때 Holland Hall이 가장 이상적인 학교로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학부모라면 몰라도 복음주의적 기독교인 부모에게는 여기에 함정이 있다. 학교의 세계관이다. 성공회 교단에 속한 Holland Hall은 학문적 수준이 높고, 다수의 졸업생들이 명문 대학에 들어가며, 대학에 들어가서도 잘 다져진 기초위에 학문적 우수성을 발휘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심각한 문제는 비성서적이고 진보적인 세계관을 가르치는 것이다. 문화적, 종교적 다원주의를 표방하는 성공회 신학이 그대로 학교 교육에 반영되어 있다. 2명의 채플린이 있고 학생이 매주 채플에 참석하지만 복음적인 설교나 강의는 전혀 들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교실에서 진화론, 무신론, 사회주의, 동성애를 직간접적으로 가르치고 옹호한다. 좌파적, 반미적 성향의 교과서를 채택하고 연극이나 학생클럽 활동 가운데 동성애 주제가 자주 등장한다. 교사나 직원 가운데 공개적인 동성애자들이 있고 복음주의 학생들을 편협한 생각의 소유자로 여긴다.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 복음주의 고등학생들의 80%가 대학에 들어가면 4년안에 신앙을 저버린다. 진보적 좌파 성향의 교수들에 의해 의식화 되기 때문이다. Holland Hall에서는 대학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좌경화될 수 있다.

이념적인 이유로 공립학교나 진보적인 사립학교에 자녀 보내기를 꺼려하고, 그렇다고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도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크리스찬 학교에 자녀를 보내길 원치 않는 부모들은 그 대안으로 홈스쿨을 한다. 털사지역에는 6개 정도의 홈스쿨 그룹(co-op)이 있는데 주로 어머니가 집에서 교육을 시키고 일주일에 하루 그룹에 속한 전체 학생들이 한 곳에 모여 그룹 활동을 한다. 홈스쿨과 전통적 학교 형태를 반반씩 가미시킨 홈스쿨학교도 세 군데 있다(Christian Heritage Education Center, Cornerstone Tutorial Center, Christian Education Alliance). 이중에서 Christian Education Alliance(K-12)의 경우 주 2회 집에서 배우고 나머지 3일은 학교에 가서 배운다. 일년 등록금은 $2,400-$3,000 정도 한다. 이런 학교의 특징은 같은 뜻을 가진 가정이 모여서 학교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순수하고 신앙이 깊고 학문적으로도 우수하다. 홈스쿨 그룹 가운데 기독교 고전교육을 실시하는 그룹이 있는데 그룹 이름은 Classical Conversations다. 요즘 미국에서 인기있는 홈스쿨 그룹으로서 털사지역에는 10개의 소그룹이 흩어져 있고 주로 인근 교회에서 전체 모임을 갖는다.

사립학교는 학생의 교육적 목표와 부모의 교육이념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되겠지만, 필자가 털사에서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학교는 다음과 같다.

만일 여건이 허락한다면 홈스쿨을 추천한다. 주5일 가르치기 어렵거나 고등학교 수준의 학습지도가 부담스러우면 앞에서 언급한 홈스쿨학교에 보낼 수 있다. 학비가 저렴하고 자녀가 나쁜 아이들에게 물들거나 세속주의적 세계관에 노출될 염려가 없다. 홈스쿨 그룹 가운데는 Classical Conversations(K-12, $350-$1,300)를, 홈스쿨학교 중에서는 Christian Education Alliance(1-12, 주3일 $2,000-$3,200)를 추천한다.

$5,000-10,000 정도의 등록금을 부담할 수 있다면 크리스찬 학교 가운데 어느정도 학력과 인성 교육이 잘 되어있는 Metro Christian Academy(K-12)와 Lincoln Christian School(K-12)을 추천한다. 만일 기독교 고전교육에 관심이 있다면 Augustine Christian Academy(K-12, $5,000-$7,000)를 추천한다. 카톨릭 신자라면 Cascia Hall Preparatory School(6-12)이나 Bishop Kelly High School(9-12)을 추천한다. (두 카톨릭 학교의 등록금은 $11,000-$13,000이다.)

유치원 및 초등학교 수준의 학교로는 몬테소리학교나 유대교학교인 Mizel Jewish Community Day School(K-5)을 추천한다. 특히 유대교학교는 학문과 성품교육이 잘 되어있기로 정평이 나있다. 교과과정은 일반 학과와 유대교 교육의 2중 구조로 되어 있다. 노벨상의 30%를 차지한 유대인의 교육적 장점을 누릴 수 있다. 토라(모세오경)에 대한 경외심, 박애주의 정신, 약자를 돌보고 타인의 필요에 민감한 마음, 인류를 위해 공헌하려는 자세, 히브리어와 구약 절기 등을 덤으로 배울 수 있다. 유대인이 아니어도 입학이 허락되고 기독교 신앙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 자녀가 유대인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유대인 정신을 배우고 유대인 가정과 교제하면서 유대인의 가정교육을 가까이서 엿볼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몬테소리학교의 등록금은 $6,000-$10,000, 유대교학교는 $8,000이다.)

만일 자녀를 명문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이 목표이고, 자녀가 어려운 교과과정을 소화해 낼 실력이 있고, 비싼 등록금($6,000-19,000)을 부담할 수 있는 재정적 능력이 있다면 Holland Hall을 추천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대로 진보주의적 세계관을 상쇄시킬 수 있는 별도의 신앙교육과 세계관 훈련이 병행되지 않으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이상의 정보는 참고자료일 뿐, 성령의 음성을 들으며 자녀의 학교를 결정할 때 주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도한다. 시장조사와 기도를 바탕으로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학교가 바로 자녀를 위한 최고의 학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