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선택할 때 몇가지 고려하는 사항들이 있다. 즉, 사립대학이냐 공립대학이냐, 종합대학이냐 단과대학이냐, 타주 대학이냐 거주지역 대학이냐, 아이비리그 대학이냐 일반대학이냐, 남녀공학이냐 여자대학이냐, 그리고 학교의 크기, 학비, 입학률, 유명한 운동팀, 대학원 및 전문대학원 진학률, 종교적 배경, 전공과목의 강도, 외부 명성 등이다. 그런데 12학년 학생이 여러군데서 입학허가를 받고 나서 최종 학교를 결정하는 것을 보면 대개는 돈을 따라간다. 결국 장학금이나 학비 보조금을 많이 주는 곳으로 간다. 그렇다면 돈에 구애받지 않고 대학에 다닐 수는 없을까?

우선, 미국에서 학비를 내지 않고 다닐 수 있는 대학을 알아보자.

Deep Springs College(CA), Cooper Union(NY), Curtis Institute of Music(PA), College of the Ozarks(MO), Berea College(KY), Webb Institute(NY), Macaulay Honors College at City University of New York(NY), Alice Lloyd College(KY, TN, OH, VA, WV), Barclay College(KS)

이상의 대학을 살펴보면 기독교 대학이 여럿 있고 음악, 미술, 건축학, 공학 등 예술과 이공 계통의 학교도 몇군데 있다. 조건 없이 학비를 면제해 주는 곳도 있고 학비를 면제해 주는 대신 일주일에 10-15시간 일 하는 곳도 있다. 학비외에 연구비, 인턴십, 문화활동을 위해 수천불이 나오고 기숙사비를 일부 제공하는 곳도 있다. 이런 대학은 지원자가 몰리기 때문에 당연히 경쟁이 셀 수 밖에 없다. 그중에 Cooper Union과 Curtis Institute of Music은 명문 대학으로서 입학률이 각각 4%, 7% 한다. 경쟁률이 아이비리그 대학과 비슷하든지 아니면 더 세다.

아이비리그 대학하면 우선 들어가기가 어렵고 학비가 비싼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정확한 인식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비리그 대학은 위에 언급한 대학들처럼 학비를 전혀 내지 않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모른다.

여덟개 아이비리그 대학(Harvard, Yale, Princeton, Columbia, University of Pennsylvania, Cornell, Brown, Dartmouth)의 총 교육비(학비, 기숙사비, 기타 경비 포함)는 가장 비싼 곳이 연 $63,000이다. 아이비 플러스라고 불리우는 MIT와 Stanford도 비슷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비리그 대학과 아이비플러스 대학, 그리고 Duke의 경우는 가정의 연수입이 $60,000 혹은 $65,000 이하인 학생은 교육비를 내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 하버드의경우, 연수입이 6만5천불에서 15만불하는 경우는 수입의 0%-10%를 내고, 15만불이 넘는 경우는 10% 이상을 여건에 비례해서 낸다. 사회적 압력이 동기가 되긴 했지만 미국의 탑 대학들이 학생들이 빚없이 졸업할 수 있도록 학생의 재정적 필요에 따라 기금(need-based grant)을 풀고 있다. 대신 학업성적, 스포츠, 재능에 따른 장학금(merit-based scholarship)은 사라졌다. 프린스턴의 경우 올해 3,100명에게 지불한 학비 보조금이 1억 4천만불이고 83%의 졸업생이 빚없이 졸업하였다. 유학생에게 좋은 소식은 Dartmouth 대학교가 연수입 $75,000 이하의 가정 출신 학생에게는 등록금을 부과하지 않는데 이 혜택은 국제학생에게도 적용된다.

이제 우리가 사는 동네 이야기를 해보자. 한국의 수능 점수가 인생을 상당히 좌우하듯이 미국에서도 한번의 시험이 인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있다. 바로 PSAT이다. SAT보다 한 단계 낮은 난이도의 이시험은 매년 10월 중순에 미국의 전 11학년 학생이 동시에 본다. 이 시험은 내셔널 메릿 장학생(National Merit Scholars)을 뽑는 시험이다. 전국에서 1백5십만명의 응시자 가운데 16,000명의 준결승자(semifinalists)를 뽑고 다시 대입 원서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15,000명의 결승자(finalists)를 뽑는다. 이중에서 7,400명이 내셔널 메릿 최종 수상자(winners)로 선정된다. 매년 몇명의 내셔널 메릿 준결승자를 배출했는지를 가지고 학교마다 홍보하기도 한다. 내셔널 메릿 준결승자가 되면 두 가지 혜택이 있다. 하나는 대입원서에 이 사실을 기록하므로 학력분야에서 전국급 수상을 했음을 알리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장학금이다. 세 가지의 장학금이 있는데, 첫째는 내셔널 메릿 장학재단에서 주는 $2,500의 1회 장학금, 부모가 다니는 회사(내셔널 메릿 장학금을 후원하는 회사)에서 그 자녀에게 지급하는 회사 장학금,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학에서 선정한 학생에게 4년간 지급하는 대학 장학금이다.

그런데, 이 세번째 장학금이 상당한 매력이 있다. 이유는 전국에서 80여개의 대학이 준결승자에게 가정의 수입과 상관없이 학비와 기숙사비 전액을 4년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중에 털사 근처의 학교로는 University of Tulsa, University of Oklahoma, Baylor University, Texas A&M 등이 있다. TU의 경우는 Presidential Scholars라는 이름으로 매년 40명에게 학비와 기숙사비 전액은 물론이고 매달 $1,000-$1,500 가량의 용돈까지도 지급한다. 전형은 메릿 준결승자 가운데 대입 이력서가 탁월한 학생들을 뽑는다. (내셔널 메릿 최종 수상자로서가 아닌 준결승자로서 이런 혜택을 누리는 이유는 준결승자는 12학년 9월에 발표하지만 결승자 발표는 대입원서가 이미 마감된 이듬해 2월, 그리고 최종 수상자는 대학 합격자가 발표된 4-5월이 되서야 발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승자나 최종 수상자 발표는 대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ORU에서도 전액에 가까운 장학금을 지급한다. Quest Whole Person Scholarship은 수상자에게 매년 2만불 까지의 장학금을 4년간 지급한다. ORU 등록금이 $23,000인 것을 감안하면 전액에 가까운 금액이다. ORU의 한가지 특징은 직급에 상관없이 풀타임 교수나 직원의 자녀가 ORU에 입학하면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 주는 것이다. ORU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미얀마 부모의 자녀들이 등록금을 면제받고 공부하는 것이 눈에 띄인다.

전액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 할지라도 대학의 웹사이트나 입학처 직원들을 만나 부지런히 장학금을 찾아내어 신청하면 뜻밖의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 열쇠는 그해에 배정된 장학기금이 동나기 전에 탄탄한 대입 이력서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신청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는 미리 FAFSA와 대학 별도의 재정지원서를 신청해야 한다. FAFSA(Free Application for Federal Student Aid)는 세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는, 이것을 신청해야만 공사립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을 기본자격이 생긴다. 둘째는, 연방정부로부터 학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다(대학 및 대학원). 셋째는, 정부에서 학부 학생에게 제공하는 학비 보조금인 Pell Grant를 신청하는 것이다. 가정의 수입에 따라 매년 금액이 달라지는데 올해의 경우 최대 $5,775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보조금(grant)은 융자(loan)와는 달리 상환할 필요가 없다.

이제 눈을 학교 밖으로 돌려 보자. 미국에서는 매년 3조 4천억원($3.3 billion)의 사립 장학금이 지급된다. 지급단체는 장학재단, 회사, 교회, 비영리단체, 개인, 시민단체, 전문직업인 모임, 상공회의소, 협의회 등이다. 장학금 소개 웹사이트(Fastweb.com, Zinch.com, Scholarships.com 등)에 가면 학생의 자격에 맞는 장학금을 수없이 찾아낼 수 있다. 금액은 몇백불 부터 수만불에 이른다. 그런데 한인 학생들에게 유리한 장학금은 한인교회나 단체에서 주는 장학금이다. 모든 인종에게 개방된 일반 장학금과는 달리 한인에게 제한되어 있어서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장학금이 주로 12학년이나 대학생에게 집중되어 있긴 하지만 더 어린 고등학생에게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의 딸 아이의 경우 고등학교때 부터 신청하여 지금까지 약 2만불 가량의 사립 장학금을 받았다. 주말에 5시간 일을 하여 기본급을 받으면 $36.25을 벌겠지만, 5시간 동안 장학금 신청서를 작성하여 수상하게 되면 $1,000에서 $3,500 사이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오클라호마에는 Oklahoma’s Promise 라는 장학금이 있다. Oklahoma State Regents for Higher Education에서 주관하는 장학금으로, 가정의 연수입이 5만불 이하인 가정의 학생이 8-10학년 사이에 신청하여 일정한 고등학교 과목을 이수하면 오클라호마에 있는 공립대학에 진학할 경우 전액 장학금을, 사립대학의 경우는 부분 장학금을 4년간 지급한다.

오클라호마에는 과학 및 수학 영재고등학교(Oklahoma School of Science and Mathematics)가 있다. 오클라호마 시티에 위치한 이 공립학교는 오클라호마주가 장래의 이공계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세운 학교로 11, 12학년을 위한 기숙사 학교다. 주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하기 때문에 학비와 기숙사비($36,000)가 무료다. 입학자격은 오클라호마에 거주하는 고등학생으로서 10학년때 지원할 수 있는데 매년 30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70-80명이 선발된다. 최근에는 타주 학생이나 외국인 학생도 지원할 수 있게 했는데 대신 장학금은 지급되지 않는다. 외국인 학생의 경우 11학년 한해만 공부할 수 있고 기본 교육비에 기숙사에 머물 수 없는 70일동안의 홈스테이 비용 $6,000을 더하여 $42,500을 지불해야 한다. 1992년 개교한 이후 대학 합격 상황을 보면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을 포함하여 전국 50위 안의 대학에 골고루 합격한 것을 볼 수 있다. 졸업생 1,400명의 통계를 살펴보면 300명의 엔지니어, 125명의 의사, 6명의 약사, 70명의 철학박사(Ph.D.), 34명의 변호사, 1명의 Rhodes Scholar 등을 배출하였다.

Opportunity Scholarship은 잘 알려지지 않은 장학금으로 오클라호마에 있는 사립학교에 다니는 K-12학년 학생에게 지급된다. 금액은 매년 $5,000 혹은 거주지역에 해당하는 공립학교 학군의 학생당 평균지출비용(Jenks 공립학교의 경우 $9,687)의 80%다. 자격은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로서 4인기준 가정 연수입이 $134,588이하이고 협약 관계에 있는 사립학교에 재학중이거나 입학허가를 받은 학생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털사의 기독교 사립학교로는 Metro Christian Academy, Mingo Valley Christian School, Regent Preparatory School of Oklahoma, Victory Christian School, Wright Christian School이 있다.

미국은 여전히 기회의 나라다. 성경말씀 대로 구하고 찾고 두드리면 얻게 되어 있다.